명절 이후 이혼 갈등 증폭, 현명하게 대처하려면
대전변호사 박철환 변호사 “소송제기 전 법률적 조력 통해 충분한 이혼사유 입증 자료 모아야”
무술년 설을 앞두고 또 다시 명절 이혼에 대한 검색이 증가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최근 5년간의 이혼통계에 따르면 명절 전ㆍ후인 2ㆍ3월과 10ㆍ11월의 이혼 건수는 전달보다 평균 11.5% 증가한 수치를 보인다.
일례로 2015년 기준 대법원에 따르면 설 연휴 다음 달이었던 3월 접수된 재판상 이혼 소송 접수 건수는 3539건으로 한 달 전 2월보다 2540건보다 39.3% 증가하기도 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난해 법원행정처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자료(2016년 기준)에서도 설날과 추석 후 10일 동안 이혼신청이 다른 기간 동안 이혼신청의 1.9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적으로 명절 후 이혼신청이 급증하는 이유로는 배우자 또는 배우자 가족들 간의 누적된 갈등이나 불만이 명절 모임을 계기로 가중되거나 증폭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일이 아니다. 한국에 명절 이혼이 있다면, 영국에는 크리스마스 이혼이라는 것이 있다. 크리스마스 이후 이듬해 1월에 평소보다 이혼 소송 상담이 치솟아 영국 변호사들 사이에서 매년 1월 첫째 주 월요일은 '이혼의 날(Divorce Day)'로 부르곤 한다.
법률사무소 지원의 박철환 변호사는 “평소에 쌓였던 부부갈등이 크리스마스와 명절 등 가족관계에서의 큰 행사를 마지노선으로 결단의 기회로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가사일 분담, 서로의 가족에 대한 도리 등에서 발생한 갈등이 서로 다른 가정문화가 함께하게 되는 명절을 겪으며 해결하기 쉽지 않은 갈등의 골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취업포털 커리어 제공 기혼 직장인 288명을 대상으로 조사된 설 부부싸움 원인을 살펴보면 1위 시댁(처가) 부모님과의 마찰(21.8%), 2위 양가 간 차별 대우(16.9%), 3위 양가 집안 방문 일정(15.8%) 등 순으로 명절 이혼을 부추기는 가장 큰 원인이 '양가 문제'에 집중돼있다.
또 명절을 맞이해 방문한 시댁, 처가에서 심한 모욕이나 학대, 부부생활에 대한 지나친 간섭 등은 실제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들이다. 이는 재판상 이혼 사유 중 하나로 변호사 도움을 받아 이혼 소송을 진행하고 정당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사안이다.
대법원 판례를 보더라도, 피청구인이 청구인과 혼인을 한 이후, 청구인이 지참금을 듬뿍 가지고 오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불만을 품고 청구인을 계속 구타, 폭행하여 상처를 입힌 일이 있을 뿐 아니라 청구인의 친가 아버지에게까지 행패를 부린 행위는 배우자 및 그 직계존속을 심히 부당하게 대우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86. 5. 27. 선고 86므14 판결).
이밖에도 결혼 후 첫 명절을 맞은 부부가 각각 상대 배우자의 집안 분위기에 끝내 적응하지 못해 이혼을 결심하기도 하고, 오랜 기간 고된 가사 노동을 견디며 중년에 접어든 맏며느리가 참다못해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기도 한다.
박 변호사는 “재판상 이혼사유로서의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자료와 증거를 수집하는 과정이 요구된다”며 “근래 들어 배우자의 부모 외에도 형제자매가 혼인관계에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부당하게 대우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 이를 방관, 방치 또는 중재를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게을리 한 배우자에게도 혼인 파탄의 책임이 있다는 것이 법원 판단의 추세인 점을 알아둘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부당한 대우를 원인으로 하는 이혼청구는 소송제기 전 준비가 재판결과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높다. 일방적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아온 경우 정확한 입증자료 및 증거가 없을 경우 ‘발뺌’ 당하기 쉽기 때문이다.
한편, 박철환 변호사는 대전 유성구 고문변호사, 충남대학교 정보공개심의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충남 지역민들에 대한 폭넓은 법률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현재는 법률사무소 지원 대표변호사로서 이혼 분쟁을 비롯한 각종 가사소송 및 개인회생, 파산 분야에 대한 법률적 조력에 주력하고 있다.